본문 바로가기
카테고리 없음

절약의 기본, 냉장고 파먹기

by suremilliyeon 2026. 6. 9.

절약의 기본, 냉장고 파먹기

한 달 배달비 30만 원, 카드 내역 보고 현타 와서 시작한 냉장고 파먹기 후기

배달앱 좀 줄여야겠다 싶었던 게, 카드값 확인하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.

원래 저는 평일에는 거의 집밥을 안 해 먹는 편이었어요. 퇴근하면 기운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 하기 싫어서 자연스럽게 배달앱부터 켰습니다. 치킨, 마라탕, 국밥, 떡볶이 같은 거 그날그날 당기는 걸로 시켜 먹었고요.

그때는 딱히 심각하게 생각 안 했습니다.
혼자 사는데 이 정도는 써도 되지 않나 싶었어요.

근데 어느 날 카드 사용 내역 정리하다가 배달앱 결제 금액 보고 좀 놀랐습니다.
한 달 동안 쓴 거 대충 계산해보니까 거의 30만 원 가까이 나오더라고요. 많이 나온 달은 더 썼던 것 같고요.

솔직히 그때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.

맨날 돈 모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정작 배달비, 최소주문 금액 맞추기, 사이드 메뉴 추가 같은 걸로 돈이 계속 나가고 있었던 거니까요. 특히 밤늦게 배고플 때 시키면 판단력이 좀 흐려져서 필요 없는 것도 자꾸 담게 됩니다.

“이왕 시키는 거 감자튀김도 추가하지 뭐.”
“배달비 아까우니까 음료도 하나 넣자.”

이런 식으로요.

그러다 보면 원래는 1만 원대로 끝날 것도 어느새 2만 원 후반, 3만 원 가까이 찍혀 있었습니다. 먹을 때는 별생각 없는데 나중에 카드값 빠져나가는 거 보면 은근 스트레스더라고요.

 

배달음식이 습관이 된 상태였음

가만 생각해보니까 저는 배고파서 배달을 시킨다기보다 그냥 습관처럼 앱을 켜고 있었습니다.

퇴근 → 침대 눕기 → 배달앱 켜기.

거의 자동 루틴처럼 굳어 있었어요.

한 번은 너무 귀찮아서 배달 기다리는 동안 잠들었는데, 벨 소리 듣고 깨서 비몽사몽으로 음식 받으러 나간 적도 있습니다.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긴 하는데 그 정도로 아무 생각 없이 시켜 먹었던 것 같아요.

문제는 몸 상태도 점점 별로였다는 겁니다.

맨날 늦게 자극적인 음식 먹고 바로 누우니까 아침에 속 더부룩한 날이 많았고 얼굴도 잘 붓고 피부도 뒤집어질 때가 있었습니다. 특히 마라탕이나 야식 먹은 다음 날은 물 엄청 마시게 되더라고요.

근데도 계속 시켰습니다.
귀찮다는 이유 하나로요.

 

냉장고 열어보고 좀 현타 왔던 날

그래서 어느 날 그냥 배달앱 삭제해봤습니다.
대단한 결심이라기보다는 “일단 며칠만 안 써보자” 정도 느낌이었어요.

그리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좀 웃겼습니다.

먹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까 애매하게 남은 재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. 냉동실에는 만두랑 닭가슴살 있고, 야채칸에는 시들시들해진 대파랑 반쯤 남은 양배추도 있었고요.

평소 같았으면 그냥 또 배달시켰을 텐데 그날은 아까워서라도 있는 걸로 먹어보자 싶었습니다.

처음엔 진짜 대충 먹었습니다.
계란 넣고 볶음밥 만들고, 남은 김치랑 두부 넣어서 찌개 끓이고. 요리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어요.

근데 이상하게 그런 음식들이 더 편하더라고요.

배달처럼 엄청 맛있진 않은데 먹고 나서 속이 편했습니다. 먹고 바로 졸리지도 않았고, 다음 날 아침에도 덜 붓는 느낌이 있었고요.

 

돈도 덜 쓰는데 생각보다 만족감이 컸다

제일 신기했던 건 소비가 줄어드는 방식이었습니다.

예전에는 퇴근하면 무조건 뭘 사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, 냉장고 안에 있는 거 먼저 처리하기 시작하니까 괜히 편의점 가는 횟수도 줄고 군것질도 덜 하게 되더라고요.

마트 갈 때도 달라졌습니다.

예전에는 그냥 먹고 싶은 거 위주로 샀는데, 요즘은 “이걸로 몇 끼 해결 가능할까”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. 그래서 충동구매도 좀 줄었습니다.

물론 아직도 귀찮을 때는 배달시켜 먹습니다.
완전히 끊은 건 아니에요.

주말에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치킨 시켜 먹으면 행복하긴 합니다. 다만 예전처럼 거의 매일 습관적으로 시키는 건 많이 줄었습니다.

한 달 정도 지나고 식비 계산해 봤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꽤 컸습니다.
그냥 통장에 돈 남아 있는 거 보는데 기분이 좀 묘하더라고요.

예전에는 월말 되면 “이번 달 또 왜 돈 없지?” 싶었는데, 지금은 적어도 어디에 돈이 새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.

배달앱 자체가 문제라기보다,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쓰고 있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.

이제는 이런 습관이 쌓여 점점 돈이 새지 않을 거 같습니다.

그래서 냉장고 파먹기 매우 추천드립니다.